“27억짜리 혈세 낭비라더니…”
함평 황금박쥐상, 금값 폭등에 386억 원 보물이 되다
전남 함평에 가면 조금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왜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것을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야기를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무려 순금 162kg이 들어간 황금박쥐상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조형물이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008년 완성 당시에는 약 27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금으로 조형물을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18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순금 162kg의 가치만 약 386억 원에 달하게 됐습니다.
한때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느냐”는 말을 듣던 조형물이 이제는 함평을 대표하는 진짜 ‘황금 보물’이 된 것입니다.
황금박쥐 162마리가 함평의 운명을 바꿨다
황금박쥐상의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일대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황금박쥐가 무려 162마리나 집단으로 발견됐습니다.
황금박쥐의 정확한 이름은 ‘붉은박쥐’입니다.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희귀한 박쥐입니다.
함평군 입장에서는 엄청난 관광자원을 발견한 셈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귀한 박쥐를 관광객에게 직접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박쥐가 사는 동굴에 사람들이 몰려들면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함평군은 아주 독특한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실제 황금박쥐 대신 황금박쥐를 만들어 보여주자.”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황금박쥐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금이었을까?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재미있어집니다.
보통 지역 관광용 조형물이라면 청동이나 스테인리스 같은 재료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함평군은 정말 금을 선택했습니다.
2005년부터 제작에 들어가 3년에 걸쳐 완성한 황금박쥐상에는 순금 162kg과 은 약 281kg이 들어갔습니다.
특히 순금 162kg이라는 숫자는 우연이 아닙니다.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황금박쥐가 162마리였기 때문에 그 숫자에 맞춰 순금 162kg을 사용한 것입니다.
조형물의 높이는 약 2.18m, 폭은 약 1.5m에 달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간 순금 가격만 당시 약 27억 원이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생각해도 상당한 금액인데, 당시 지역 주민들이 놀랐던 것은 당연했습니다.
“금으로 박쥐를 만든다고?”
황금박쥐상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지역사회의 반응은 지금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었습니다.
“27억 원을 들여 꼭 금으로 만들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순금 조형물을 만드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금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주민 입장에서는 더욱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얼마나 많은데 금으로 조형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식의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황금박쥐상은 지역사회에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들으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당시에는 27억 원을 금에 넣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금이 엄청난 자산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황금박쥐상의 운명이 바뀐 것은 금값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2019년만 해도 황금박쥐상의 금 가치는 약 8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2023년에는 약 137억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2024년에는 평가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당시 언론은 황금박쥐상을 두고 ‘27억 원짜리 애물단지’가 금값 상승으로 몸값이 폭등했다며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황금박쥐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왜 금으로 만들었을까?”
였다면,
이제는
“그때 금을 사서 정말 다행이네.”
라는 농담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함평군이 금값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6년, 순금 가치만 약 386억 원
그리고 금값이 계속 오르면서 황금박쥐상의 몸값은 또 한 번 뛰었습니다.
2026년 1월 기준으로 국내 금 시세를 적용하면 순금 162kg의 가치는 약 386억7천만 원으로 계산됐습니다.
2008년 제작 당시 순금 가격 약 27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이상 높아진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작품 전체의 감정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순금 162kg에 당시 금 시세를 적용해 계산한 금 자체의 가치입니다.
은과 조형물 자체의 예술적 가치까지 고려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황금박쥐상은 단순한 관광 조형물이 아닙니다.
함평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특별한 존재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돈을 너무 많이 쓴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면, 지금은 금값이 오를 때마다 뉴스에 등장하면서 오히려 함평을 전국에 알리는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정말 도둑까지 나타났다
황금박쥐상의 이야기를 들으면 빠질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19년 절도 미수 사건입니다.
당시 황금박쥐상의 가치가 80억~100억 원대로 평가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실제로 황금박쥐상을 훔치려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새벽 시간대 남성 3명이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침입해 출입문 자물쇠를 자르고 방탄유리까지 깨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계획은 경보장치가 작동하면서 물거품이 됐습니다.
황금박쥐상에는 여러 단계의 보안장치가 설치돼 있었고, 유리에 충격이 가해지자 경보가 울렸습니다.
결국 범인들은 황금박쥐를 가져가지도 못하고 범행 도구를 남긴 채 달아났습니다.
이 사건은 황금박쥐상에 대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됐습니다.
“돈 낭비라고 욕먹던 황금박쥐를 진짜 돈으로 보고 훔치려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금값이 오르자 황금박쥐는 ‘애물단지’에서 관광명물이 됐다
사실 황금박쥐상은 금값 때문에만 유명해진 것은 아닙니다.
보안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마음껏 공개하기 어려웠다는 것도 독특한 부분입니다.
2019년 절도 미수 사건 이후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한동안 축제 기간이나 특별한 행사 때 제한적으로 공개됐습니다.
그러다 2024년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을 함평엑스포공원 내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으로 옮겨 상시 전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황금박쥐상은 단순히 ‘금으로 만든 조형물’이 아니라 함평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가 됐습니다.
여기에는 함평 사람들의 생각도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대한 제작비 때문에 고개를 갸웃했던 황금박쥐가 이제는 금값이 오를 때마다 함평을 전국 뉴스에 등장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입장에서는 관광객에게 보여줄 이야기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우리 함평에는 진짜 금 162kg이 들어간 황금박쥐가 있습니다.”
이 한마디만으로도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만들 수 없는 관광 스토리가 됩니다.
주민들이 지금 황금박쥐를 바라보는 시선은?
황금박쥐상을 둘러싼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이 ‘시선의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27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먼저 보였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금값이 오르고 황금박쥐상이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함평을 이야기할 때 나비뿐 아니라 황금박쥐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 때마다 언론에서 황금박쥐상을 다시 소개하면서 함평 주민들에게도 일종의 재미있는 지역 명물이 됐습니다.
“우리 동네에 저렇게 비싼 게 있다.”
이런 자부심과 재미가 생긴 것입니다.
실제로 2024년 상시 전시 이후에는 황금박쥐상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도 늘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상시 공개 이후 15만 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황금박쥐는 주민들에게도 골칫거리에서 관광자원으로 성격이 바뀐 셈입니다.
함평 황금박쥐상의 진짜 가치는 금값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황금박쥐상의 가치를 금값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만약 2008년에 함평군이 금 대신 다른 재료로 황금박쥐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전국적인 이야깃거리가 됐을까요?
아마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순금 162kg으로 만든 황금박쥐”
라는 이야기는 그 자체가 강력한 관광 콘텐츠입니다.
27억 원을 들였다는 논란도 이야기가 됐고, 금값이 올라 386억 원이 됐다는 반전도 이야기가 됐습니다.
심지어 실제로 도둑이 훔치려고 했다는 사건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황금박쥐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함평에 간다면 나비만 보고 돌아오지 말자
함평 하면 대부분 함평나비축제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함평을 여행한다면 이번에는 황금박쥐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함평추억공작소에서 실제 황금박쥐상을 만나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입니다.
눈으로 보면 그냥 커다란 황금색 박쥐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들어간 금이 무려 162kg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옆에서 이렇게 생각해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이 조형물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27억 원이었다.”
“그때는 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순금 가치만 약 386억 원이다.”
그리고 한때는 실제 도둑들이 이 황금박쥐를 노리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함평의 황금박쥐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논란으로 시작해 금값으로 인생 역전을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이한 관광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앞으로입니다.
금값이 계속 오른다면 황금박쥐상의 몸값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27억 원으로 시작한 황금박쥐가 100억 원을 넘어 200억 원, 300억 원을 지나 이제 386억 원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함평 사람들이 황금박쥐를 바라보면서 이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27억 원 들여서 만들길 정말 잘했네.”
한때는 애물단지였던 황금박쥐가 이제는 함평이 자랑하는 ‘진짜 금빛 관광명물’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 반전의 시작에는 1999년 고산봉에서 발견된 162마리의 작은 황금박쥐가 있었습니다. 작은 박쥐 162마리가 발견된 사건이 결국 순금 162kg, 수백억 원짜리 황금박쥐상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함평에 이런 보물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 생각보다 꽤 재미있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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