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올리브 농장에서 한국으로 생중계?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요즘은 정말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현대홈쇼핑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에서 스페인 현지와 연결해 라이브방송을 한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단순히 스페인산 올리브유 제품을 소개하는 방송이 아닙니다.오는 10월에는 스페인 고산지대의 올리브 농장에서 실제로 올리브를 수확하는 과정과 함께 수확한 올리브를 착유하는 모습까지 현지에서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리브유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예전 같으면 스페인 올리브 농장의 수확 현장을 직접 보려면 비행기를 타고 유럽까지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스페인 현지 농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단순한 관광 영상이 아니라 상품 판매와 연결됩니다.
스페인에서 올리브를 재배하고, 수확하고, 착유하는 현장을 보여주면서 한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라이브커머스가 상당히 먼 곳까지 진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올리브유 시장,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사실 이런 방송이 가능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올리브유를 찾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를 인용한 최근 자료를 보면 국내 올리브유 시장 규모는 2022년 742억 원에서 2023년 937억 원, 2024년에는 1,141억 원까지 커졌습니다. 3년 사이 시장 규모가 약 54% 증가한 셈입니다.
올리브유가 예전처럼 일부 사람들이 샐러드에 조금 넣어 먹는 수입 식재료 정도에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리용 식용유는 물론이고 건강식품이나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수입 규모를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국제무역센터(ITC) Trade Map의 2024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순수 기계적 방식으로 얻은 올리브유 및 그 분획물(HS 150910)을 약 1만8,849톤, 금액으로는 약 2억656만 달러어치 수입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는 수입량이 약 3만4,384톤, 금액은 약 2억9,172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1년 사이 수입량이 약 82% 증가한 것입니다. 금액 기준으로도 약 41% 증가했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모든 종류의 올리브유 소비를 완벽하게 나타내는 국내 소매 판매량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올리브유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스페인은 올리브유 세계 최강국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스페인일까요?
스페인은 세계적인 올리브유 생산국입니다. 국제올리브협의회(IOC)의 2023/24 작황연도 EU 역외 수출 자료를 보면 스페인은 올리브유 약 33만2,439톤, 금액으로 약 28억9,300만 유로를 수출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는 약 18만9,603톤, 18억3,910만 유로였고, 그리스는 약 1만9,632톤, 1억7,530만 유로였습니다.
수출량만 놓고 보면 스페인은 이탈리아보다 약 1.75배 많았고, 그리스와 비교하면 16배 이상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EU 바깥으로 나간 수출만 본 숫자입니다. EU 내부 거래까지 합쳐보면 스페인의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같은 2023/24 작황연도에 IOC가 집계한 스페인의 EU 역외 및 역내 수출량을 합치면 약 75만 톤, 금액은 약 60억 유로에 이릅니다.
이탈리아는 약 29만6천 톤, 약 28억4천만 유로, 그리스는 약 10만 톤, 약 8억4천만 유로 수준입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가 모두 올리브유로 유명하지만 산업 규모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스페인 농장이 한국 소비자를 만납니다
여기서 이번 ‘쇼라’ 방송이 재미있어집니다. 스페인에서 올리브를 생산하는 농장과 한국 소비자가 수천㎞ 떨어져 있는데도 중간 과정이 거의 사라집니다.
스페인 현지 농장.
올리브 수확.
착유.
그리고 한국의 소비자.
이 과정을 모바일 라이브방송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국내 유통업체가 들여와 매장에 진열하고 소비자가 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산 현장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올리브유는 스페인산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스페인 농장에서 올리브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방금 수확한 올리브가 착유 시설로 들어갑니다.”
이런 모습을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올리브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방식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착유하느냐’
개인적으로 10월 방송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제품 가격이 아닙니다. 수확한 올리브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착유되는지입니다. 올리브유는 포도주처럼 오래 숙성시킨다고 좋은 기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확한 올리브의 품질을 유지하고 산화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착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실제 방송에서 수확부터 운반, 선별, 세척, 분쇄, 착유와 오일 분리까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를 보여준다면 상당히 볼 만할 것 같습니다. 특히 착유 온도, 품종, 수확 시기, 수확일과 착유일, 산도, 엑스트라 버진 여부 같은 정보까지 공개한다면 단순한 홈쇼핑 상품 소개를 넘어 올리브유 생산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현장 콘텐츠가 됩니다.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만들어낸 새로운 장면
저는 이 방송을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국에서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많이 사기 때문에 생긴 방송만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 소비자에게 그만큼 상품을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이제 해외여행을 통해 외국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만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세계 각국의 식품을 비교하고, 원산지를 확인하고, 생산방식까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올리브유만 해도 2025년 한국의 HS 150910 수입량이 3만4천 톤을 넘어섰습니다. 스페인 입장에서도 이런 시장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올리브유처럼 생산지역과 품종, 수확시기, 착유방법이 상품의 중요한 가치가 되는 제품이라면 생산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효과적인 판매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상품을 파는 방법도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예전에는 한국 소비자가 스페인으로 갔습니다.
스페인에 가서 올리브 농장을 구경하고, 현지 시장에서 올리브유를 사고, 여행 가방에 담아 한국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 방향의 연결도 가능해졌습니다.
스페인의 올리브 농장이 한국 소비자를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것도 수천㎞ 떨어진 농장에서 모바일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말입니다. 물론 이번 방송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지는 방송이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방송에서 소개되는 제품이 정말 ‘수확 직후 바로 한국으로 배송되는 것인지’, 아니면 현지에서 생산·착유한 제품을 별도의 유통과정을 거쳐 판매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상품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도 아이디어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단순히 “스페인산 올리브유를 판매합니다”가 아니라 “스페인에서 올리브가 어떻게 기름이 되는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접근이기 때문입니다. 올리브유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제품을 사느냐 마느냐보다 오히려 10월에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가 더 궁금합니다.
스페인 농장에서 올리브를 따고, 그 열매가 착유기로 들어가고, 바로 오일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정말 신기합니다. 예전에는 비행기를 타야 볼 수 있었던 장면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면을 보고 한국 소비자가 스페인에서 생산된 올리브유를 주문합니다.
정말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이걸 기획한 사람에게는 정말 한 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상품을 파는 방식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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