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V에서 못 내릴 뻔한 황당한 사건
2026.3월말 파리 리옹에서 테제베를 타고 벨포트까지 이동하며 직접 겪은 경험담입니다.
꼭 참고하셔야 합니다
프랑스 여행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특히 파리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TGV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몇 시간씩 운전할 필요도 없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프랑스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느 날 파리 리옹역에서 TGV를 타고 벨포르(Belfort)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인 벨포르에 도착한 순간,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 문이 왜 안 열리지?”
지금 생각해도 웃기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당황스러웠고 긴박했습니다.
파리 리옹역에서 TGV를 타다
파리 리옹역은 정말 규모가 커서 많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사람도 많고 열차도 많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내가 타야 할 열차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몇 번 승강장인지 확인하는 것부터가 하나의 미션입니다.
그래도 TGV에 올라타고 자리에 앉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목적지는 프랑스 동부의 벨포트.
파리를 출발한 열차는 도시를 빠져나가면서 점점 한적한 풍경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창밖으로 프랑스의 들판과 마을들이 지나가고, 기차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렸습니다. TGV를 타고 있으면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게 편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덧 벨포르에 도착할 시간이 됐습니다. 짐을 챙기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벨포르역에 도착했는데 기차 문이 안 열려
열차가 벨포르역에 도착했습니다.
속도가 줄어들고 열차가 승강장에 완전히 멈췄습니다. 저는 당연히 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기차를 타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열차가 역에 도착하고 정차하면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사람들이 내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저도 문 쪽으로 갔는데 문이 그대로 닫혀 있었습니다. “어? 왜 안 열리지?”
처음에는 조금 기다리면 자동으로 열리는 줄 알았습니다.
몇 초가 지나도 그대로였습니다. 당황하여 얼굴에 붉은 열이 올라 왔습니다.
다시 봐도 문은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설마 여기서 안 내리는 건가?’
분명 벨포르역이 맞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기차는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몰랐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TGV를 비롯한 일부 유럽 열차는 한국의 지하철이나 일반적인 승하차 방식처럼 정차했다고 해서 모든 승객용 문이 자동으로 활짝 열리는 방식이 아닙니다.
문 옆에 있는 개방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 구조였습니다.
실제로 TGV 관련 안내 자료에서도 승객 출입문에 개방 버튼이 설치되어 있고, 버튼을 이용해 문을 열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 옆에 버튼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여행객에게는 정말 작은 차이지만, 모르면 상당히 당황스러운 차이입니다. 특히 외국에서 낯선 역에 내리는 상황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그 순간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옆칸에서 먼저 내린 한국인 여행객이 있었습니다.
제가 문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사이, 그분이 밖에서 문을 여는 버튼을 눌러준 것입니다.
그제야 문이 열렸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만약 그 한국인 여행객이 없었다면 저는 한동안 문 앞에서 버튼을 찾아 헤맸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최악의 경우 열차가 다시 출발할 때까지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적으로 촉박하였고 낯선 나라에서 외국어로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여행객에게는 상당한 부담입니다.
무엇보다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문이 안 열리니 순간적으로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여행에서는 사소한 정보 하나를 모르는 것이 생각보다 큰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왜 모든 문을 자동으로 열지 않을까?
처음에는 저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내리려고 하는데 그냥 문을 열어주면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승객이 이용하지 않는 문까지 매번 자동으로 열 필요는 없습니다.
유럽의 열차에서 승객이 필요한 문만 직접 열도록 하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에너지 절약이나 차량 내부 온도 유지, 불필요한 문 개폐를 줄이는 등의 이유가 거론됩니다.
실제로 TGV의 출입문은 열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안전을 위해 열리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정차 후 승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문 개방 장치가 작동합니다.
결국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시스템이지만, 한국에서 온 여행객에게는 상당히 낯선 방식이었던 셈입니다.
프랑스 기차 여행에서 이것만은 기억하자
이 사건 이후부터는 프랑스에서 기차를 탈 때 문부터 확인하게 됐습니다. 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자동으로 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TGV를 처음 타는 여행객이라면 이것 하나만 기억해도 좋습니다.
“열차가 도착했다고 문이 저절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문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경우가 있으니, 목적지에 도착하면 당황하지 말고 문 주변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릴 역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짐을 챙기고 출입문 근처로 이동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의외의 순간입니다
벨포르 여행에서 무엇을 봤는지, 어떤 풍경을 만났는지도 물론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고 가장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은 벨포르역에 도착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던 순간입니다.
여행이란 원래 그런 것 같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은 기억도 중요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사건 하나가 오히려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교통 시스템도 다르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도 당시에는 꽤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옆칸에서 먼저 내린 한국인 여행객이었습니다.
그분이 밖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한참 동안 문 앞에서 “왜 안 열리지?”만 반복하며 있고 기차는 다음역으로 출발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프랑스 TGV를 처음 타는 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습니다.
역에 도착했다고 멍하니 기다리지 마세요.
열차가 멈췄는데 문이 안 열린다면 당황하지 말고 문 옆의 개방 버튼부터 찾아보세요. 그리고 혹시 옆칸에서 먼저 내린 한국인이 있다면…
이번 여행에서 저처럼 누군가를 구해줄 수도 있습니다.
여행은 결국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여 하나의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파리 리옹역에서 벨포르까지 달렸던 TGV 여행.
지금 생각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창밖의 프랑스 풍경도, 벨포르의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문이 안 열린다!”
당황하며 긴박했던 그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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